나는 감상평 그런 거 써본 적도 없고, 잘 쓸 줄도 모른다
요즘 티비 재방송 채널에서 2017년 방영했던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하루에 2화씩 연속 방영해주고 있다. 시간 맞춰 다 챙겨보진 못해도 오후에 티비 틀었다가 나오면 보고 있는 중이다.
서문이 긴데, 이 글은 드라마 보다가 삘 받아서 그냥 내 맘대로 마구잡이로 느낌을 남겨볼까 해서 쓰는 글이니.. 편하게 써보겠다. 가독성은 안 좋을 수 있음
나는 이 드라마를 본방송 방영 당시에는 보지 못했다. 그땐 드라마를 안 챙겨보던 때라서 방영하는 줄도 몰랐다. 몇 년 전에 요즘처럼 재방송해주는 걸로 쭉 본 적이 있다. 본방은 놓쳤지만, 오히려 그 이후에 여러 번 보는 중이다.
일단 첫 번째로 느낀 건 이미 여러 번째 보는 건데도, 다시 또 봐도 재밌다!
왜 계속 재밌나요? 어떤 스토리인지, 어떤 대사가 나올지 아는데도 왜 볼 때마다 마음이 울리나요?
역시 명작은 봐도 봐도 재밌어.. 빌런 없이 잔잔하고 울림이 있는 드라마가 두고두고 보기에 좋은 것 같다
볼 때마다 생각하는 게, 이걸 본방으로 안 봤던 나 후회해~~~
근데 또 다른 한편으론 2017년 방영이니,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으로 6년 더 어렸을 때 보는 거랑 지금 보는 거랑은 느끼는 것도 다르겠지 싶어서 스스로 위로가 된다.
지금 보니까 더 마음을 울리고, 다양한 걸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6년 전에 봤어도 이렇게 혼자 글을 끄적일 정도로 마음에 울림이 있었을까 싶다. 나중에 또 시간이 지나서 보면 뭔가 더 느끼는 게 있겠지.
모든 등장인물의 서사, 대사 중 공감 가고 마음을 울리는 게 많다. 그래도 역시 주인공 커플인 지호와 세희의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1.
"그 순간이 지난 다음 일들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냥 그렇게 된 거지. 저 중에 어떤 애는 그냥 흘러가고 또 어떤 애는 부서지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되는 거예요.
그렇니까 세희씨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제를 살아봤다고 오늘을 다 아는 건 아니니까."
누구에게나 그렇듯 나에게도 살면서 힘들고 어두웠던, 지금 와서도 생각하기 싫은 시기가 있었다. 그 당시 이런 말을 들었다면 위로가 됐을 것 같다. 사실 그 시기가 지난 지금도, 살면서 언제든 들어도 위로가 될법한 대사인 것 같다.
이 대사 중에서도 "그냥 그렇게 된 거지. 어떤 애는 그냥 흘러가고 또 어떤 애는 부서지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되는 거예요" 이 부분이 가장 가슴을 울린다.
힘들었던 때에 나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들었던 이유는 '스스로를 자책'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깨달았다. 조금 더 일찍 깨달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떤 나쁜 일이 있었어도, 힘든 일이 생겼어도 실제로 내 잘못이 아닌 건 잘못이 아니라고 인정하고 지내는 게 중요하다. 그냥 어떤 파도는 바위에 부딪혀서 부서지는 것처럼, 나도 그냥 그런 일을 겪게 된 거다. 그냥 그렇게 된 거다.
과거에 나는 그 순간에 고민하고 최선의 선택을 했던 거다. 지나고 보면 아쉽고 부족한 선택이었을지라도, 그냥 그땐 나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한 거다. 그러니까 끝없이 자책하지 말자. 그냥 다시 또 흘러가보자
곱씹을수록 울컥하게 하는 대사인 것 같다
누군가 어떤 일로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힘들어하고 있다면, 이 대사를 말해주고 싶다
2.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건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의 한 부분이다.
드라마에서는 이 대사를 참 담담하고 담백하게 뱉는다. 정소민 배우님 사랑합니다♡
그래서 더 좋았다.
상대방을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말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 일생,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라니. 이 대사 역시 곱씹을수록 맛있는..ㅎㅎ 많은 걸 떠오르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나와 함께하는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모두 포용할 수 있는, 그 사람 자체를 소중히 대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3.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사람 관계에서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 매번 갈등의 씨앗이 되는 그것. 바로 말! 말! 말!
이 대사가 나오는 회차에서 이민기 배우님(극 중 세희)의 모습이 그렇게 짠할 수가 없다ㅠ
이입이 잘 되어서 내가 다 마음이 아팠다.
나도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상처받은 적 있고, 반대로 내가 상처 준 적도 있었을 거다
죽지 않고 살아남을 말을 생각하면, 항상 말은 신중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그냥 팬심이랄까..? 그냥 드라마를 너무 잘 본 시청자로서 남기는 말인데..
이민기 배우님의 연기가 난 정말 좋았다. 이민기 배우님 사랑합니다♡
극 중 캐릭터가 매력적인 것도 있겠지만, 확실히 갈수록 드라마에 몰입이 되어서 그런지 이민기 배우님도 갈수록 더 좋게 보였다. 지호가 떠난 방에서 혼자 앉아 보고 싶다고 우는 장면은 여러 번 봐도 눈물 고인다ㅜ
그리고 막화에서 화내다가 지호가 달래주니까 삐진척하는 모습도 너무 귀염... 덕분에 여러번 돌려봤습니다ㅎ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를 보여주시는 것 같다ㅠ
여담으로 본방으로 봤던 <나의 해방일지>에서도 이민기 배우님에게 반했다 해야 하나..
다른 배우분들 다 좋았지만, 가장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였고, 배우였다.
그 동네 아지트(친구 식당)인가 에서 신세 한탄 비슷하게 혼자 긴 대사를 하는 씬이 있었는데,
대사도 와닿았고, 이민기 배우님의 그 뭔가 디테일하면서 현실적이면서 짠하면서 실제로 있는 사람 같고 보듬어주고 싶은 느낌이 약간은 충격적이었다고 해야 하나 마음에 꽂혔었다.
참고로 나는 이민기 배우님의 팬은 아니다(?)
공식적인 팬은 아니라는 뜻 ㅎ.ㅎ
하지만 좋아합니다 배우님
마지막화의 마지막 대사: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여러분에게 모든 진심을 담아 건투를 빈다
어차피 이번생은 우리 모두 처음이니까"
마무리도 깔끔했던 드라마,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드라마였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 결혼, 사랑과 인생에 대해서 잔잔하게 생각하고 느끼게 하는 드라마다.
나중에 또 정주행 해야지 ^-^
살면서 무슨 일이 있거나, 잠시 쉬어갈 수밖에 없을 때는 드라마에서 언급했던 "인터미션"처럼,
내 인생의 인터미션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위로가 될듯싶다
다시 후반전 잘 뛰면 되니까. 바나나 먹으면서 작전 짜고 다시 힘내봐야지
나도,
이 글을 우연히라도 보게 되는 분들도 (이 누추한 블로그에 이런 글을 누가 보겠냐고)
모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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