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6일 목요일
지하철역 출구로 걸어 나오니 작고 짧은 복슬거리는 털을 가진 강아지가 보였다. 가까이서 보자마자 "너 정말 예쁘구나"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그 강아지는 지금의 내 반려견 '토리'가 되었다. 정확한 출생일을 아무도 몰랐기에, 이날을 토리의 새로운 생일 겸 입양 기념일로 정했다.
2021년 8월 6일 금요일
토리 생일&1주년을 기념하여 집에서나마 소소한 생일파티를 열어주기로 했다. 이전에 간식을 만들었던 경험과 새로운 레시피들을 참고하여 첫 강아지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봤다.
준비물
단호박(미니) 1/2, 달걀 1개, 당근 1/3개, 브로콜리 1/3개, 닭가슴살 1덩어리, 두부 반모
찜통, 전자레인지, 거품기, 면포, 밥그릇(케이크 틀)





1. 우선 브로콜리부터 작은 크기로 떼어내 식초물에 담가 둔다. (브로콜리는 겉면에 농약 등이 묻어있고, 안쪽 사이사이에 벌레가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어서, 최대한 깨끗하게 세척한다.) 담가 둔 채로 다른 재료를 준비하다가, 끓는 물에 2~3분 정도 삶은 뒤 찬물에 담가준다. 너무 오래 삶으면 물컹해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잘게 칼로 다져준다.


2. 단호박은 찜기에 쪄준다. 끓는 물에 15분 정도 쪄줬다. 다 익었는지는 젓가락을 꼽아보면 알 수 있다. 껍질을 다 벗겨서 찌려고 했지만 힘들어서 중간에 그만뒀다. 다 찐 뒤엔 껍질을 분리하고, 으깨준다. 칼로 작게 자른 뒤 손으로 꾹꾹 누르면 쉽게 으깨진다.



3. 당근은 칼로 작게 다져서 준비해 둔다.



4. 닭가슴살은 대충 토막 내어, 믹서기에 넣어 갈아준다. 곱게 갈려 반죽 같아져야 다른 재료와 섞었을 때 잘 뭉쳐진다.
5. 간 닭가슴살에 달걀노른자만 분리해 넣어준다. 노른자와 흰자 분리하는 방법은 동영상에 담았다. 흰자는 이따가 머랭을 쳐야하므로 따로 남겨둔다.



6. 아까 갈아 둔 닭가슴살을 3등분하여 각각 단호박, 당근, 브로콜리를 섞어준다. 3가지 색을 층층이 쌓아 더 케이크답게 만들기 위해서다.

7. 따로 담아둔 흰자는 거품기를 이용해 가로로 왔다 갔다 빠르게 거품을 내준다. 머랭은 처음이라서 실패할까봐 걱정했는데, 열심히 휘저으니 흘러내리지 않는 정도의 거품이 완성됐다. 물이나 노른자가 섞여 들어가지 않아야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사람이 먹는 것엔 보통 설탕이 들어가는데, 강아지는 조미료를 먹으면 안 좋으니 넣지 않는다.


8. 3색 반죽에 머랭을 3등분하여 나눠 넣어준다. 그리고 부드럽게 섞어준다.





9. 밥그릇에 색깔을 바꿔가며 층층이 펴서 쌓아준다. 나는 단호박 반죽이 케이크 기본 시트라고 생각하고, 당근과 브로콜리 반죽을 중간중간에 한 층씩 쌓아줬다. 단호박-브로콜리-단호박-당근-단호박 순이다.


10. 다 쌓은 반죽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6~7분 돌려서 꺼내면 사진처럼 알록달록한 시트 완성!




11. 두부 반모를 3~5분 정도 끓는 물에 넣어 간수를 빼준다. 찬물로 씻어 식힌 뒤, 면포를 이용해 두부의 물기를 최대한 짜준다. 믹서기에 곱게 갈아서 크림처럼 얇게 케이크 겉면에 발라준다. 이때 생각보다 잘 안 발라져서 나는 탁탁 치면서 뭉치듯이 바르니 더 잘 됐다.


12. 마지막으로 위에 원하는 대로 장식하면 드디어 강아지 케이크 완성이다.
단면이 원하던 대로 진짜 케이크 느낌과 비슷해서 만족스러웠다. 토리도 빨리 먹고 싶다고 난리였다. 사진에서부터 마중 나와있는 혀를 보면 알 수 있다. 저렇게 좋아해주니 역시 만들기 잘했다.




소중한 토리야, 1년 전 나에게 와줘서 고마워.
넌 나의 행운이야.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하자. 생일 축하해
'일상 기록(dotori)'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반포한강공원 강아지 산책, 대중교통으로 가는 법 (0) | 2021.10.22 |
|---|---|
| [강아지 산책] 쌀알 보이며 스마일 (0) | 2021.10.18 |
| 카카오뷰 노출로 인한 조회수 상승 (4) | 2021.10.04 |
| 요즘 강아지 산책, 새로운 산책장소 발견 (0) | 2021.09.17 |
| 초록초록, 여름 강아지 산책 (2) | 2021.08.06 |
댓글